팬 사인 때문에 식당으로 되돌아 온 운동선수의 사연

저는 프로야구의 이정후 선수를 응원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선수는 타고난 재능도 뛰어나고, 노력도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운도 매우 좋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스타 선수의 2세에게 통상적으로 따라붙는 ‘따가운 시선’이나 ‘역차별 가능성’도 없이 무난히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결국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덕분에 일찌감치 MLB에 진출하게 된 것입니다. 곧 출국을 앞둔 이정후 선수가 최근 개인적인 식사 자리에서 식당주인으로부터 사인 요청을 받게 되자 취했던 행동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사인 요청에 “이따가” 가버린 이정후, 40분뒤 돌아와 한 말>). 팬 관리가 필요한 유명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인 것 같아 정리해 봅니다.

“좀 이따가요”

기사에 따르면 얼마 전 이정후 선수는 친구들과 어느 횟집을 찾았습니다. 횟집 사장님의 사인 요청을 받은 이정후 선수는 나중에 해 주겠다고 말한 뒤 친구들과 자리를 떴습니다. 약 40분 뒤 친구들을 배웅해 주고 식당으로 되돌아 온 이정후 선수는 사장님께 “야구를 하다가 그만 둔 친구들이었기에 그 자리에서 사인을 해 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참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을 수 밖에 없는 선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운’까지 관리하는 만다라트 실천

뛰어난 운동선수들은 대부분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만의 ‘루틴’을 지킵니다. 미국 프로야구 MLB에서 뛰고 있는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 선수는 뛰어난 야구실력 외에도 빼어난 인성으로 유명합니다. 오타니 선수가 고등학교 시절 작성한 만다라트 실천계획은 얼마 전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기본 체력과 야구 기량을 연마하는 것은 물론 인성과 멘탈관리를 위해서도 구체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운’까지 관리(?)하기 위해서 쓰레기 줍기, 라커룸 청소하기 등을 꼬박꼬박 실천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오타니 선수의 많은 선한 행동들도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MLB 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고등학교 시절 만다라트 실천계획표
이미지 출처: https://zoomy01.com/wp-content/uploads/2022/07/mandarat.png

한편,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볼 때 현재 이정후 선수는 ‘운’을 관리하기 위해서 ‘좋은 일’을 하는 경지를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평소에 주위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성도, 착한 일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성공’을 위한 노력만이 아니라 ‘진심’이 담겨야 합니다. 그 진심은 결국 ‘사람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생활에서 지인과 팬 관리의 균형

이정후 선수가 유명인으로서 ‘팬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면, 당연히 친구들이 이해해 줄 것으로 믿고 사인을 해 주었거나, 아니면 친구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을 것입니다. 아마 저라면 그렇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이정후 선수에게는 사생활과 팬 관리 사이에서 자신만의 원칙으로 균형을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사생활에서는 가족이나 지인들에 대한 배려를 최우선으로 하고 그 다음으로 팬관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유명인들의 경우 ‘팬서비스’를 앞세우다가 그 가족이나 지인이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자신의 사생활권을 지키려다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팬 서비스 거부’나 ‘인성’ 논란을 빚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생활에서 ‘지인에 대한 배려’와 ‘팬서비스’의 균형점은 아마 이정후 선수가 ‘스타 선수’의 가족으로서 본인이 느꼈던 부분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주위의 코칭에 따라서는 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이정후 선수와 오타니 선수의 장외 ‘인성 대결’도 볼 만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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