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논란의 원인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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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음료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와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기업은 요리 전문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백종원씨가 약 30년 전에 세운 곳입니다. 백종원 대표 이사의 깨끗한 이미지, 가맹점들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 사상 최대의 매출 실적 등을 바탕으로 더본코리아는 지난 해 11월에 상장기업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월 말 ‘빽햄’ 함량 및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원산지 표기, 농지법 위반, 식품위생 논란, 안전관리 소홀, 임금차별 등의 문제들이 잇따라 지적되고 있습니다. 회사 임원의 술자리 면접 논란이 알려진 뒤로는 백 대표의 ‘방송 갑질’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그야말로 사업 운영 상의 문제부터 도덕적 윤리적 문제까지 망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백 대표가 여러 차례 사과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데 이어 ‘방송 출연 중단’ 까지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논란의 핵심 원인을 무엇으로 진단하는가에 해결 방안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먼저 더본코리아의 성장과정을 살펴보고 잇단 논란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더본코리아의 성장, 그리고 상장
백종원 대표의 성공과 그늘

거침없이 성공의 길만 달려온 것 같은 백종원 대표 역시 청년 시절 사업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대에 시작한 인테리어 사업을 확장하면서 빚을 지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 운영비를 충당할 생각으로 인수했던 쌈밥집이 성공하면서 요식업 가맹사업으로 진로를 바꾸게 됩니다. 백 대표는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프랜차이즈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창업가로서 세상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2015년 경 영세한 골목 식당 자영업자들에게 백 대표 자신의 성공비법을 전수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골목상권 활성화’에 앞장서게 된 백 대표에게는 선거철마다 정치권의 구애가 이어졌습니다. 전국의 지역자치단체들 역시 전통시장 활성화 및 축제 사업을 위해 더본코리아의 참여를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더본코리아는 소규모 자본으로 음식점을 열고자 하는 예비 창업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 들일 수 있었습니다. 빠르게 성장한 더본코리아는 이미 2015년에 요식업 매출액 기준으로 중소기업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수년 간 중소기업 특례제도를 적용받아 특혜 논란이 일었습니다.

몇몇 핵심 브랜드 중심으로 운영되는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들과 달리 더본코리아는 다양한 브랜드들을 동시에 펼치고 있습니다. 2025년 4월 현재 더본코리아는 20여 개 브랜드와 가맹점 3,000여 곳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민 브랜드 중심의 더본코리아는 역설적이게도 ‘골목 대기업’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다수의 브랜드를 전개함으로써 더본코리아는 가맹사업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를 선택한 가맹점주들은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다각화로 인해 자원과 지원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보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가맹점의 평균수명은 3년입니다. 지난 3년 간 창업한 1,600 여 개의 매장 가운데 580 여 곳이 폐업했습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가 ‘상생’하고자 하는 최근 창업자들 가운데 약 1/3이 ‘실패’를 경험한 것입니다.

더욱이 최근의 논란은 회사 뿐만 아니라 소속 브랜드의 가맹점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025년 5월 중순 현재 주주 평균 손실율이 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장 전환에 대한 내외부 시각차 및 준비 부족

기업 상장이 가져올 수 있는 여러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기업 상장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경보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이윤추구를 우선시하는 투자자들의 반대를 우려해 비상장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편, 독단적인 기업 운영으로 유명한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기업 X(과거의 트위터)를 인수한 뒤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시켜 버렸습니다. 기업 소유주들이 자신의 의지대로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 지배구조의 변화를 가져오는 상장 자체를 거부한 것입니다. 반대로 상장 기업이라면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상장전후로 사업 방식이 특별히 바뀐 것은 없었습니다. 물론 더본코리아는 상장 기업으로서 ‘공시 의무’와 같은 증권 거래소의 제반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회사의 주요 상황에 관해 공개적으로 알려야 하는 의무가 부여됨에 따라 상장 이전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도 새롭게 문제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더본코리아의 상장 이전에도 논란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장 이후에는 언론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한층 더 높은 기대와 눈높이를 가지고 더본코리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명시적인 규정과는 상관없이, 상장 기업에 대한 투명 경영 등 기대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장심사를 위한 제도적인 요건 구비 외에 상장기업으로서의 실질적인 경영 전환 준비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단적으로 상장기업의 대표자가 상장의 의미와 의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백 대표는 주주총회장에서 ‘상장의 의미에 대해서 잘 몰랐다’고 답변하거나 주주총회 대신 산불 진화 현장에 자원 봉사를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또한 내실 경영을 위해 상장 후에도 홍보팀은 계속 설치하지 않을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 상장기업의 대표자가 공시의 의무나 이해관계자들의 권한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백 대표 자신을 중심으로 운영해 온 기존 사업 구조를 바꿔서 실질적으로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양방향적이면서도 전략적인 홍보 (Public Relations) 활동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상태임을 보여 줍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두 가지 축

현재의 논란을 바라보는 시각은 핵심 문제의 수준과 차원(또는 성격)에 따라 각각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즉 핵심 문제가 개인에게 있는가 아니면 조직에게 있는가, 그리고 인식(이미지) 차원의 문제인지 아니면 실체적 문제인지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이번 논란을 백 대표 개인 수준의 문제로 볼 경우, CEO 개인의 부정적 이미지가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거나, 또는 CEO/오너가 지닌 본질적인 리스크(owner risk)로 인한 실질적인 문제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편, CEO 개인이 아닌 조직 수준의 문제로 파악할 경우 회사의 부정적 이미지 문제와 기업 시스템의 문제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CEO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개인과 조직의 문제를 완전히 떼어 놓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 수준의 문제인 경우 일반 직원이나 전문 경영인이라면 최악의 경우 ‘교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에서는 그동안 창업자이자 유명 방송인인 백 대표가 회사의 홍보와 마케팅 역할을 도맡아 왔습니다. 방송을 통해서 백 대표의 말과 행동이 곧바로 화제가 되었기에 자연스럽게 더본코리아 사업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회사 내부에 홍보부서를 따로 둘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개발 과정이나 지역개발 사업 참여 역시 방송인으로서의 백 대표와 구분짓기 어렵습니다. 중소기업 특례 ‘졸업’을 유예받은 것도 백 대표의 ‘선한 영향력’ 덕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더본코리아에서는 ‘스타CEO 중심의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이 ‘구조화’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 상황은 CEO 개인과 회사 조직이 함께 관련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현재의 논란은 이미지 차원의 문제와 실체적 차원의 문제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백 대표의 선한 이미지 덕분에 크고 작은 논란들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완충 작용(buffering)입니다. 그러나 백 대표의 ‘후광 효과’가 사라지자, 여기저기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피고 있습니다. 물론 각 사안이 이미지 차원의 문제인지 아니면 실체적 문제가 존재하는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문제의 진단 및 분석 목적으로 개인과 조직, 이미지와 실체의 문제를 분류하지만 효과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개인적 차원의 행동으로 초래된 문제와 시스템 차원의 문제를 구분해서 살펴 보되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먼저 CEO 개인 차원의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유명세(price of fame)’ vs ‘오너 리스크(Owner Risk)’

이번 논란의 주요 원인이 유명인 CEO 개인 수준에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단순히 CEO 이미지 차원의 문제로 한정하는 관점과 CEO 개인의 특성에 기반한 리스크 관리 문제로 보는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부정적 이슈에 처한 유명인 CEO에게 쏟아지는 일시적 관심일 뿐이라고 간주합니다. 논란 초기에 백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사람들 사이에서 백 대표가 ‘유명세(price of fame)’를 치르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 대표가 유명인이기 때문에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가 언론의 ‘현미경 검증’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논란이 백 대표와 관련된 것은 맞지만 본질적인 잘못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보기에 그동안 제기된 논란들은 심각한 문제라기 보다 미숙한 일처리에 따른 ‘실수’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는 오해를 풀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소통활동이 해결책으로 제시됩니다.

하지만 최근 제기된 논란들을 살펴보면 기업상장을 통해 막대한 부를 얻은 스타 CEO와 상장기업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 입장에서는 타당한 문제 제기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논란을 유명인 CEO에 대한 ’흠집내기‘라거나 일시적인 이미지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은 문제의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 소유주의 리스크 (owner risk) 관리 차원, 또는 PI 평판관리(President Identity)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지난 해 말 기업의 상장을 앞두고 ‘오너 리스크’에 대한 언론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자신의 ‘나이’와 ‘가족’을 언급하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너 리스크’를 사적 영역에서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라는 매우 좁은 의미로 이해한 것입니다. 기업의 주요 결정이 내부 의견이나 검토과정을 거치지 않고 CEO 개인의 판단이나 역량에만 기대는 것도 오너 리스크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상장 이후에 이어지고 있는 논란 가운데 ‘농약분무기’, ‘주방 내 LPG 가스통’ 등이 오너 리스크와 연관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백 대표의 위생관념이나 안전 의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논란이 빚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는 비좁은 공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환경에서 영상을 만들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위생’이나 ‘안전’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인상을 준 것은 분명히 잘못입니다. 특정 CEO 개인에게 의존하는 사업은 긍정적인 효과이든 부정적인 효과이든 궁극적으로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 이미지/평판 관리 vs 이해관계자 관리(stakeholder management)

이번 논란을 CEO 개인이 아닌 기업 수준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로 파악하는 경우에도 이미지 차원의 문제와 실체적 차원의 문제 두 가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먼저 기업 이미지 관리 또는 평판관리 관점입니다. 단순한 CEO 개인의 이미지 훼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이미지나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기에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이미지 전반의 문제인 경우 평판관리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전반적인 평판은 무형자산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평판은 소비자, 채용 지망자, 투자자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형성됩니다. 평판의 구성요소는 제품/서비스 품질에서부터 직원들의 능력,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CEO의 PI 역시 전체적인 기업 평판관리의 하위요소로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더본코리아의 현재 상황은 사과문 게재를 통한 개별 사안의 이슈관리 차원를 넘어서 종합적인 관리를 필요로 합니다.

한편, 기업 시스템의 실체적인 문제들로는 위생, 안전, 관련 법규 준수 등에 관한 내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사례들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동영상 콘텐츠에 포함된 소품 등이 자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 적절한 검토가 이루어졌다면 제작과정에서 충분히 걸러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안전이나 위생 관련 우려사항에 관해서는 멘트와 자막을 제공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 및 선제적인 관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상장 전의 더본코리아는 주요 이해관계자는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업 상장으로 주주가 추가됨으로써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만족스러운 상황을 만들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즉, 가맹점주, 소비자, 주주 가운데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이해관계자들이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비자, 가맹점, 주주, 그리고 직원들의 이해관계 및 관심사는 지속적이며 구조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가맹점주들의 피해에 대한 대응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나면 본격적인 문제제기가 이어질 것입니다.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문제해결

앞에서는 더본코리아 논란의 진원지와 차원에 따라서 주요 관심사와 해결방안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더본코리아에서 새로 설치할 것으로 알려진 홍보부서의 운영방향과 주요 과제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지난 해 기업 상장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백 대표는 내실있는 경영을 위해서 ‘홍보팀’을 신설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잇따르면서 홍보팀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욱이 백 대표가 방송 출연을 중단하고 회사 경영에 집중하기로 함에 따라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홍보팀 운영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새롭게 꾸려질 홍보팀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요?

대외홍보 VS. 이해관계자 소통

일단 더본코리아의 기존 반응을 보면 언론홍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빽햄’ 논란이 일자 백종원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는 <더본뉴스>를 통해 해명 영상을 올라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제기된 논란에 관한 추가적인 영상은 없었습니다. 결국 최근의 논란들이 사실과 다르게 잘못 알려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언론인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홍보팀에서 수행해야 할 주요 업무는 단순히 회사의 입장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계관리 관점에서 CEO 및 회사의 계획과 실행에 대한 사전사후 검토를 하고 이들의 기대와 우려사항을 내부에 전달해야 합니다. 당분간 백 대표의 방송출연이 중단되기는 하겠지만 결국 CEO의 방송 출연이 재개될 것입니다. CEO의 미디어 노출이 많은 더본코리아의 경우 일방향적인 언론홍보가 아닌 전략적인 양방향 이해관계자 관리에 방점이 찍혀야 합니다. 화제성 높은 CEO의 즉흥적인(?) 상품개발 과정 등이 영상 콘텐츠로 소개되면서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에서 CEO의 방송 출연 및 콘텐츠 제작에 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대다수의 시청자나 소비자들은 더본코리아가 상장기업으로서 높은 수준의 위생, 안전, 품질 관리 활동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가올 ‘진짜 논란’: 복잡해진 이해관계의 조율

당장 논란이 수그러든다고 해도 더본코리아에게는 ‘진짜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겨레 신문의 칼럼에서는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의 성공은 궁극적으로 주주, 가맹점, 소비자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의 균형점을 찾는데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 상장을 계속 유지하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맹사업 수입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련의 논란 속에서도 더본코리아의 올해 1분기 매출실적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회사 수익을 어떻게 사용할 것 인지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측은 최근 논란으로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가맹점주들을 위한 지원금을 300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을 위해 로열티를 면제하거나 지원금을 풀겠다는 회사의 계획에 대해 투자자들이 반대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현재 평균 손실율 30%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소비자들은 경영 수지 악화에 따른 음식 가격 인상을 반기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경영진은 단순히 이윤만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상충되는 요구 사항들을 적절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더본코리아는 단순한 가맹사업을 넘어서 유통산업으로 확장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이익을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식 소스 개발 등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 지자체 관련 사업 등으로 투자자, 가맹점주, 소비자들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가맹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 및 가맹점주들과 나눠야 하는 사업구조를 탈피하려는 것은 일단 바람직해 보입니다. 서민 브랜드 중심의 더본코리아가 CEO 관련 논란을 어떻게 해결하고 투자자, 가맹점주, 소비자들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잘 조율해 나갈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맺으며

기업 상장 전환 이후 이어지고 있는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 더본코리아는 기존의 스타 CEO중심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에서 좀더 안정적인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 구조로 전환하고, 가맹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CEO와 내부 부서의 명확한 역할 분장 및 보완체계 구축, 그리고 이사회의 실질적 경영 참여 및 통제력 행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다행히 백종원 대표는 당분간 방송출연을 중단하고 경영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논란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가맹점주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재 출연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전문 경영인의 영입을 통해 회사 관리의 책임을 분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회사가 보유한 모든 브랜드가 성공할 수는 없지만 불필요한 논란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잘못입니다. 더욱이 상장 기업으로서의 성장가능성 확보는 더본코리아에게 더 큰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법적 책임을 넘어서 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게 충분한 관리역량 및 소통방식, 조직문화를 확립해야 합니다. 이는 스타CEO의 방송노출을 통한 가맹사업 확장이라는 익숙한 성공방식을 포기해야 하는 것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유명인 CEO가 이끄는 ‘서민형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이 주주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순간이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가성비 높은 식음료 등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가맹점주와 투자자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백 대표가 더본코리아를 상장한 이유와 상장기업으로서의 의무에 대한 이해도가 불분명해 보입니다. 현재 대응에서 뒷전으로 밀린 투자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재 출연’은 사실 상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착한 CEO의 서민형 요식업 프랜차이즈 사업이 현재의 혼란을 딛고 글로벌 유통시장으로 성공적으로 진출하여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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