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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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두 분이 최근 잇달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백선엽 장군은 한국전쟁을 통해 큰 전공을 세웠고, 박원순 시장은 역대 최장수 서울 시장으로서 활동했습니다. 고인들이 세상을 떠나는 방식은 달랐지만 사후 사회적인 반향은 몇 가지 비슷한 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과’의 아이러니

이 분들의 뚜렷한 공적에도 불구하고, 장례절차에서부터 ‘재평가’ 또는 진상조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분들은 자신이 세운 뚜렷한 공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흠결’이 있습니다. 한 분은 ‘친일행적’으로 다른 한 분은 ‘성추행’ 논란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은 자신의 ‘허물’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이나 사과없이 생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결과 장례가 끝난 뒤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 전 시장의 경우 진상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않으며 전혀 허물이나 실수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가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자신을 향한 ‘비판’ 또는 ‘비난’에 대해서 끝내 분명한 답변이 없던 이유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문제제기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또는 공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허물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공인으로서의 마지막 메시지

이 분들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지도층 인사였습니다. 각자 자신의 삶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중요한 가치에 비춰 봤더라면 세상에 내어 놓는 마지막 ‘메시지’가 좀 더 명확해 지지 않았을까요? 만일 그랬더라면 피해자들에 대한 적지않은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지금의 사회적인 혼란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사회 지도층의 공과에 대한 판단 및 예우와 관련해 중요한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공인이었던 이 분들이 개인 차원에서 자신의 ‘허물’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사과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이제 각계의 다양한 조직들이 남겨진 숙제를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머지 않아 이 분들에 대한 논란은 사그러들 것입니다. 하지만 특정 개인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향후 공과가 뚜렷한 지도자의 사후 ‘예우’는 물론 ‘일탈행위 예방책’과 관련된 제도적인 정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각계 단체 및 사회의 과제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가 ‘공인의 공과평가 및 사후 예우’ 및 ‘기관장의 일탈 방지’ 등과 관련된 교훈을 정립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모쪼록 이번 사례를 통해 사회지도층에서 분명한 깨달음을 얻었기 바랍니다. 또한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제도 정비를 통해 지도층의 일탈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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